기숙사가 학생의 돈으로 지어진다?
기숙사가 학생의 돈으로 지어진다?
  • 박영민 기자
  • 승인 2012.09.20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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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 우리대학교 본부는 기숙사 신축 의사를 밝혔습니다.

현재 우리대학교의 기숙사 실질 수용률이 불과 4퍼센트 정도라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크게 환영받는 듯 했지만 일부 학생 사회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새로 들어설 기숙사의 건축비를 결국은 학생들이 부담하게 된다는 겁니다.

(기숙사 세움단 집행위원 장시원씨 인터뷰)

기숙사 신축 재원이 따로 언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립대학인 우리대학교는 한국 사학 진흥 재단의 지원 하에 기숙사를 건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학교가 기숙사 건축 비용의 10퍼센트 이상을 부담하면 나머지 금액을 정부에서 저리로 대출받아 기숙사를 짓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적게는 250억원, 많게는 400억원의 대출 원리금을 학생들이 부담하게 됩니다.

대출 원리금 납부가 종료되는 2024년까지 22년동안 학생들의 돈으로 기숙사가 지어지는 겁니다.

만약 학교 부담 비율 10퍼센트, 정부 대출금 90퍼센트로 1000명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가 지어지게 된다면 학생들은 무려 22년동안 본인의 기숙사비 중 절반인 월 12만원 정도로 총액 406억원에 달하는 기숙사 건축비의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합니다.

학교가 돈을 빌리는 곳이 단지 정부로 바뀌었을 뿐, 학생들의 기숙사비 부담을 가중시킨단 점에서 현 SK국제학사와 같은 민자 기숙사 방식과 유사한 겁니다.

최근 완공됐거나 지어질 예정인 다른 건축물들의 건축비는 학생들이 부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학교 내 재산인 기숙사 또한 다른 건물과 같은 방식으로 짓지 않을 근거가 없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학교 측은 따로 기숙사 재원 마련에 대한 발표가 없는 상황입니다.

(시설과 관계자 전화 인터뷰)

사립학교법 제 13조 2항에 따르면 학교 내 각종 시설 건축비를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충당할 수 없다는 점을 비추어 볼 때 학교 본부는 하루 빨리 신축될 기숙사 재원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학과 12학번 이강민 학생 인터뷰)

YBS NEWS, 박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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