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로 사는 것
[기획]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로 사는 것
  • 정세령
  • 승인 2008.03.23 22: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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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곳곳을 깨끗이 치우는 일로 백양로의 어두운 새벽을 여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직 공식적인 근로 시간이 시작돼지 않은 새벽 6시. 대우관에 근무하는 여덟명의 아주머니들은 강의실을 찾는 학생들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 서둘러 청소를 시작합니다.

학생들이 공부한 흔적이 남은 강의실도 교수들이 머무는 연구실, 휴게실 청소 모두 이 분들의 몫입니다. 하루 8시간을 토요일까지 꼬박, 그 이상을 근무하면서도 한 달 월급은 법적으로 규정된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친 76만원에 불과합니다.

최근엔 식비 고민도 늘었습니다. 파지 수거와 그 판매비용으로 벌어들인 1인당 한 달에 만원 꼴로 식대를 해결해왔지만, 그 마저 학교 총무처의 지시로 할 수 없게 돼서인데요.

> 인터뷰 : 미화직 노동자

종합관에서 보안직 노동자로 일하는 한 아저씨의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이들은 새벽 5시, 종합관 주변을 청소하는 일로 시작해 밤 11시 건물 내 소등과 문단속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합니다. 또한 24시간을 격일제로 근무하는 이들은 조금도 자리를 비울 수 없기에, 수위실 옆 작은 방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합니다.

미화직, 보안직 노동자들은 용역회사를 통해 고용됐으므로, 원청인 학교 직원의 직접적인 업무지시와 감독은 명백히 불법입니다. 허나, 총무처 직원에 의한 업무지시, 인권침해 등은 꾸준히 계속돼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월까지 계약했던 명신개발, 동서기연 두  회사는 퇴직금 등 임금 체불을 미뤄왔음은 물론 인사 이동을 협박하며, 법적 기준을 한참 넘기는 노동 시간을 강요했습니다.

한편, 몇몇 학생들의 도움으로 이들은 민주노총 서비스 노조 연세대 분회를 건설했습니다. 본관 앞 집회, 선전전 등으로 그 조합원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총회가 열렸던 3월 21일 기준 노조원은 총 255명에 달했습니다.

현재 이들은 학교 측과의 대화를 계속적으로 시도하며, 자신들의 권리찾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YBS 뉴스 정세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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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2008-03-24 01:11:17
와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