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차만 확인한 반쪽짜리 협의체 성명서, 공사는 언제 재개하나
의견차만 확인한 반쪽짜리 협의체 성명서, 공사는 언제 재개하나
  • 도성호 기자
  • 승인 2013.11.0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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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우리대학교 스팀슨관 출입기자실에서 전날 발표된 ‘연세대학교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협의체 성명서’에 대한 학교 측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에 대한 반대의견이 거세지고 공사가 지연됨에 따라 학교는 교수, 직원, 학생, 동문, 학교 측 대표가 각각 두 명씩 모여 백양로 공사에 대한 찬반 의견을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연세대학교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달 8일부터 28일까지 네 차례의 정기회의를 가졌습니다.

 협의체는 학교 본부 안과 ‘연세캠퍼스를 사랑하는 교수들의 모임’(이하 연사모)의 대안을 청취했으며 의견을 검토한 결과 차 없는 백양로, 지하 공간 개발에는 이견이 없지만, 지하주차장 건설 위치에 대해서는 불일치함을 확인했습니다.

 학교 본부는 경영대학 신축, 공과대학 증축 및 개축, SK 국제학사 신축 등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에 추진돼야 할 건축공사의 법정 주차대수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백양로 지하에 대형 주차장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며 이에 대해선 학생, 동문, 직원 대표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연사모 소속 교수들은 신촌 지역 상생 협약서 내용을 근거로 우리대학교의 성소(聖所)인 백양로 지하가 온통 술집 차량들로 붐빌 것이라고 비판하며, 차라리 야구장, 축구장이 있는 외곽 지역에 주차장을 건설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야구장, 축구장은 연세의 미래를 위해 남겨둬야 할 공간일 뿐 아니라, 이미 2주 전에 체육대학 교수들이 야구장, 축구장을 그대로 보존해달라는 성명서를 제출했다며 “농성장의 주인만 바뀔 뿐 아무런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외곽 지역에 주차장을 건설한다면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이용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협의체 성명서를 작성하기로 한 29일 새벽 4차 회의 마감시간까지 학교와 교수 간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회의에 참석한 원로동문들은 심하게 화를 냈고 교수 대표들은 성명서 작성 도중 퇴장해 사실상 협의는 결렬됐습니다.

 (연사모 소속 서길수 경영대학 교수 인터뷰)

 또 기자 간담회에서 학교 본부는 공사가 하루 지연될 때마다 약 1억 5천만원의 공사 지체 보상금이 드는데, 현재까지 총 70억 원 이상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엔 반드시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천막농성을 철수시킬지에 대해선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학교 측 인터뷰)

 연사모 소속 교수들은 협의체 의장을 맡았던 김원옥 교수평의회장의 요구대로 오는 15일 이전까지 학교와 교수 간 공청회가 두 차례 마련된다면 천막농성을 철수하겠다고 했지만 이에 대해 학교는 아직까지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그러나 야심차게 출범한 협의체가 반쪽짜리 성명서만 남긴 채 해산된 상태에서 또다시 공청회가 열린다고 해도 의미 있는 협의내용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우려스럽습니다.

 YBS NEWS, 도성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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