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삼성전자 … 불과 몇 년 사이에 꽤나 친숙해진 이름들이죠?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주식투자의 열기는 최근 몇 년간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주식투자 인구는 약 1456만 명입니다.
2026년 기준 생산연령 인구가 약 3548만 명이니, 그 중 40%는 주식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본격적인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이후부터입니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 사이 주식시장 활동 계좌 수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2991만 개에서 3834만 개로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월평균 거래대금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약 3배 증가했고요.
코로나19의 충격에 대응해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유동성은 사람들을 주식시장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청년층, 20대와 30대의 주식 열풍은 단연 독보적입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청년층의 자산 구성과 투자 방식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청년층 가구는 전체 예적금 비중이 높고, 주식이나 채권, 펀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주식이나 채권, 펀드를 보유한 청년층 가구의 비중은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예전보다 더 많은 청년들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런 변화는 해외투자에서 더욱 뚜렷하게 보입니다.
약 10만 명의 청년 투자자 계좌를 분석한 결과, 전체 투자금액 가운데 해외 ETP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대는 약 60%, 30대는 45.5%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청년들은 이렇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걸까요?
코로나 이후 청년들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우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부터가 어려워졌습니다.
청년 세대의 구직기간은 예전보다 확연히 길어졌고, 졸업 직후 곧바로 취업하는 비율 역시 낮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은 더욱 오르고, 자산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소득과 순자산이 모두 하위 20%에 속하는 가구 가운데 2~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거의 두 배 증가했습니다.
이에 한국은행은 최근 “청년층에서 소득을 축적하는 것만으로는 자산 형성의 사다리에 오르지 못하는 계층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산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평균소득이 오르는 속도를 앞서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일해서 번 돈만으로는 자산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다는 인식이 점점 커지는 겁니다.
결국 투자를 통해 스스로 금융자산을 키우고,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 확대가 곧 안정적인 자산 형성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불안,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오히려 투자 위험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해외 레버리지 ETF 같은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연령대 역시 20대에서 30대입니다.
특히 소액투자자는 적은 자금으로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이나 해외 파생상품, ETP를 빈번하게 거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시드머니가 적은 사회초년생일수록 높은 기대수익률에 이끌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 쉽지만, 그만큼 큰 변동성과 손실 위험에 쉽게 노출됩니다.
청년들은 왜 개미가 되었을까요?
2~30대 사이에 불고 있는 주식투자 열풍을 단순한 FOMO, Fear of missing out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은 ‘일해서 버는 돈’과 ‘돈이 만들어주는 돈’의 관계가 재편되는 시기에 사회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일만 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하나의 수단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투자는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지금, 어떤 제도와 정책이 필요한지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변화를 가장 오래 경험할 사람들은 바로 우리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