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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숲속의 향연을 보러와주신 관객 여러분께
icon YBS OB
icon 2007-05-17 19:35:18  |   icon 조회: 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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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졸업을 앞두고 있는 YBS 국원입니다.
이번 숲속의 향연을 보러 오신 많은 관객 여러분께 먼저 심심한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비록 저는 이번 숲속의 향연을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러 관객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올립니다.

여러 관객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어제 공연의 열악한 음향과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한 사람의 방송국원으로서 많이 아쉽고, 부끄러웠습니다.

1960년 숲속의 향연이 시작된 이래 이번으로 71번째를 맞이하면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숲속의 향연이 이번에는 관객 여러분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켜드리지 못한 것같아 참 죄송스럽습니다.

관객 여러분.
저희 YBS 국원들에게 있어서 숲속의 향연은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학년 수습국원들에게는 방송국을 알아가는 기회이고, 2학년 정국원들에게는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켜나가는 시간이며, 3학년 임원기수 들에게는 지난 2년여간을 정신없이 달려온 방송국 생활을 마무리짓는 명실공히 YBS 최대의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만큼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쉴새없이 어제 하루를 위해 샐 수 없을 만큼의 밤샘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어려운 재정확보를 위해 길고 지루한 협상에도 매진했습니다. 매번 방송제를 기획할 때마다 입장권을 유료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지만 그래도 대학의 축제에서 돈을 받을 수 는 없다는 신념 아래서 수백여만원에 이르는 재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실 우천으로 인한 돌발상황에 대비하여 청송대외에 대강당에 따로 다른 시스템을 준비하기에는 재정상, 시간상 어려움이 많습니다.

지난 70회의 숲속의 향연 중 우천으로 인해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는 단 한번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공식적인 통계는 아닙니다). 간혹 비가 온다는 예보나 약한 비가 내려도 숲속의 향연은 늘 청송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숲속의 향연이 청송대에서 진행되어야만 기획의도를 최대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며, 동시에 YBS 국원 모두가 숲속의 향연이 숲속의 향연 답게 치러지기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들로 저희 YBS 국원들이 끝까지 청송대를 포기하기 어려웠으며, 대강당에서 좋은 시스템으로 공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강당의 시스템은 이런 공연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장비만이 있는 실정이며, 그나마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많습니다. 저희도 관객 여러분들께 저희가 준비한 것 이상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점 저희 스스로가 너무나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송제가 지연되고,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현역 국원들은 물론 OB국원들도 정신없이 발벗고 뛰기 시작하고, 몇몇 국원들이 자신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한 사람의 국원이자 선배로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물론, 방송이라는 작업의 특성상 결과가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관객 여러분과 함께해온 YBS와 숲속의 향연을 비단 이번 진행의 문제로만 봐주지는 마시고, 질책과 함께 위로와 격려를 나눠주신다면 저희 YBS 국원들은 매우 기쁜 마음으로 내일의 방송과 내년의 방송제를 다시 준비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록 어려움은 많았던 방송제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YBS 후배들에게 참으로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제 궂은 날씨 속에서도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관객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심심한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7-05-17 19: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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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4 17:51:35
甲님.

우선 세상에 사람이 딱 두종류만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죄책감을 느낄 상황이 아니었다고 그러시는데 애초에 뭘 보러 들어오셨는지가 더 궁금하네요. 오히려 그점이 광수가 말한 점일텐데요..

- 2007-05-18 10:54:38
이번 숲속의 향연 부제가 숲이였던 만큼 저희에게는 숲에서 연세인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가 큰 만큼 저희로서는 청송대를 포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윗분보세요님말대로 우비 천개 구입해놓고 청송대의 장비들 모두 우천시에 대비해서 세팅해놓고 저희 국원모두 비가 멈추기를 간절히 빌었습니다.

관객을 탓하다니요. 숲속의 향연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찾아주신 수많은 연세인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사실 대학언론인으로서 학내나 학외 시사등에 너무나 조용한 연세인들이 아쉽고 안타까웠는데 아직 우리에게도 열정이 있다는 사실에 참으로 가슴벅찼습니다.

제 72회 숲속의 향연은 더 많이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수진 2007-05-18 02:07:46
그 하루를 위해서 몇 달을 열심히 달려왔을텐데..

자부심과 그만큼 기대를 가지고 숲향을 준비해왔을꺼에요.

숲속의향연 이름처럼 숲속에서 열어야 그 의미도 전해 지는 거구요. 그만큼 열정적이였다는게 느껴지네요.

어떤 일이든 부딪혀야 발전하는거구요.^^

72회는 더 멋진 숲속의향연을 기대하겠습니다!

.. 2007-05-17 23:54:00
강행하려다가 안돼서 갑자기 대강당으로 바꾼거잖아..그날 아침 학교 정문에 ybs애들 있길래 물어보니까 비와도 청송대에서 한다고 했구만.

2007-05-17 21:34:22
열심히 준비하신건 저도 알고,, 상황이 안타깝게 되어 저도 같은 연세인으로서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전에 제 여친 초대하니까 여친이 날씨체크해보고 그날 비오는거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일주일전부터 예보있었습니다.

다른해였다면 모를까 이번해에는 관객을 탓하실수 없는것 같습니다.

솔직히 어제는 일찍 나간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낄 상황이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