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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연전' 중간 방송클립 관련...
icon 현덕
icon 2005-09-25 14:30:00  |   icon 조회: 4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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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40기 기술부 현덕입니다.
우선 저희 방송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평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맞춤법 문제는 제가 최종 자막 더빙본을 보지 못해서 뭐라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 이번 프로를 만든 현역 국원들이 곧 답변을 해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맞춤법은 기본 교양인데 말입니다.

두 번째로 지적해주신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해명해 드리겠습니다. 방송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 같은데요, 제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 좀 있네요. 압축에 관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어떤 방송국에서도 압축을 하지 않은 최종 마스터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소위 지상파 방송국이라고 하는 곳에서도 말입니다. 보통 SD(standard)라고 하는 640X480 해상도에 16bit 색 깊이의 동영상이 압축이 되지 않았을 때는 초당 약 442Mb, byte단위로 계산을 해도 약 55Mbyte라는 엄청난 용량을 가지게 됩니다. 일반적인 하드디스크로는 이런 전송률을 감당하지 못하고, Raid 0으로 하드를 묶어 사용한다고 해도 편집이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무압축 데이터를 실제 필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인 포맷이 없습니다. 실제 필드에서 쓸 수 있는 최고의 품질인 Digibeta라고 공중파 방송국에서 쓰이는 포맷역시 4:4:4 샘플링이 아닌 4:2:2 샘플링에 1/2 압축을 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방송 포맷이 무압축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보입니다. Digibeta의 경우도 촬영과 편집에서의 얘기지 실제 우리에게 송출되는 방식은 MPEG2라는 더욱 압축된 포맷입니다. (D1이나 D5라고 하는 무압축 포맷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포맷을 사용하는 카메라는 없습니다. 편집이나 송출에서만 사용하는 기술이지요)

물론 우리 방송국에서는 이런 Digibeta는 꿈도 꾸지 못합니다. 카메라가격만 8000만원이 넘고, 부속장비니, 렌즈니, 데크니 하는 것들을 구비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합니다. 더 저렴한 4:2:2 포맷인 Panasonic DVCpro50의 경우에도 제일 싼 카메라가 2000만원 가까이 합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DV포맷은 1/5압축을 합니다. 채널당 색 깊이도 8bit밖에 안되고, 색 샘플링도 4:1:1 혹은 4:2:0(pal방식)방식을 씁니다. 한마디로 Digibeta의 절반정도 밖에 안 되는 품질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 같은 기술을 가진 사람이 같은 렌즈와 해드를 가지고 포맷만 Digibeta와 DV로 각각 찍은 화면을 일반인에게 보여줬을 때 그것을 명확하게 구분해 낼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DV의 장점은 이렇게 압축을 하고도 화질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사람의 눈은 빛의 명암에는 민감하지만 색깔에는 사실 그렇게 민감하지 못합니다. 망막의 원추세포와 기둥세포들의 수 자체가 다르니까요. DV는 이렇게 사람 눈에 민감한 명암의 영역은 조금 압축하고 색깔의 부분을 많이 덜어낸 포맷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편집실에서 보는 표준 모니터나 컴퓨터 화면에 캡처한 한 프레임을 보고 면밀히 비교하지 않는 이상 구분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Digibeta카메라는 ENG카메라이지만, 대부분의 DV카메라는 가정용 카메라입니다. 렌즈와 해드 등, 카메라에서 오는 차이는 무시할 수 없지요. 많은 분들이 카메라의 차이를 포맷의 차이로 오해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DV의 압축률이 더 높기 때문에 Digibeta와 현격하게 구별되는 수준 낮은 포맷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일 수가 있습니다.

덧붙여 간혹 DVCAM이 방송용 포맷이고 화질이 DV보다 좋다고 하는 잘못된 고정관념 역시 잘못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저희 방송국에서 쓰는 포맷이 DVCAM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DV와 DVCAM을 혼용하고 있지요. 둘 다 똑같은 샘플링에 똑같은 압축을 가진 포맷입니다. 단지 DVCAM은 테이프의 트랙피치를 좀 더 넓혀서 테이터의 안정성을 좀 더 높혀 주었을 뿐입니다. 화질에서는 동일하다는 얘깁니다.  

마지막으로 외부영상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모든 영상을 스스로 촬영해 만들어야 하지만,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또 프로그램의 성격 상 외부영상을 가져다 써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영상의 원본을 구해서 쓸 수 있으면 정말 바람직하겠지요. 하지만 여기에는 원본을 구할 수 없다는 현실적으로 넘어 설 수 없는 장벽이 있습니다. 공중파 방송의 경우 방영한 프로그램을 구하려면 그 프로그램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가격이 엄청나지요. 실제 정확한 가격은 생각이 나지 않는데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원본을 구한다 하더라도, 저희는 그 테이프를 볼 수조차 없습니다. Digibeta 방식의 플레이어 자체가 없으니까요. 간혹 선배님의 도움으로, 알음알음으로 원본을 구한다 하더라도, 대부분 DV, 아니면 VHS로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DV만 되더라도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의 화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VHS나 그것도 어려울 경우 인터넷에 스트리밍되는 화면을 캡처해 사용해야 하는 경우이지요. 게다가 이번에 사용한 만화영화와 같은 경우는 비디오가게에 너덜너덜한 대여본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본자체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화면이기 때문이죠. 님께서 말씀하신 색번짐과 같은 문제는 압축의 문제 보다는 대부분 VHS와 같은 콤포지트 방식 테이프의 열화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도 너무 안타깝긴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 프로그램에 관심 가져주시고 이렇게 직접 조언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방송에 영상에 오디오에 대한 열정으로 방송을 꾸려가는 우리 국원들 많이 격려해 주시고 따끔한 충고도 부탁드립니다. 덕분에 후배들이 이글을 읽고 많이 배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이 땅에 아마추어 영상, 음향인들 모두 파이팅 하십시오.    
2005-09-25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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