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방송 [도종환시인 -벗 하나 있었으면-편]

2005-03-19     ybs
http://ybs.yonsei.ac.kr:88/20042/meet20040910.mp3
아나운서 : 김수현
프로듀서 : 제충만

BGM : Andre Gagnon - Comme au premier jour (우연한 만남)
시인 : 도종환



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YBS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12-06 1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