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S NEWS][2026 정기 연고전] '40분의 환호와 40분의 침묵' 럭비부, 고려대에 11:35 패배

2026-10-06     허재

 

 지난 10월 3일 목동주경기장. 연세대학교 럭비부가 11:35의 점수로 고려대학교에게 패배했습니다.

 전반전 40분 동안 그라운드의 지배자는 짙은 파란색 유니폼의 연세대였습니다.

 전반 중반, 최영탁의 침착한 페널티킥이 허공을 가르며 3대 0 리드를 잡았습니다.

 흐름을 탄 연세대는 빠르고 정교했습니다.

 김예겸이 상대 진영 외곽을 향해 길게 찔러준 패스를 박지환이 낚아챘고, 그대로 수비수를 뚫고 질주해 첫 득점 라인을 넘었습니다.

 8대 0. 경기장은 연세의 함성으로 뒤덮였습니다.

 고려대가 파상 공세를 퍼부으며 골라인 턱밑까지 밀고 들어왔지만, 박지환과 이진용이 거침없이 몸을 던져 상대의 패스 길을 끊어냈습니다.

 전반전은 8대 7, 연세대의 기분 좋은 한 점 차 리드였습니다.

 그러나 럭비의 승부는 80분의 체력전입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닥친 부상과 체력 고갈이 연세대의 발목을 낚아챘습니다.

 고려대가 여러 명의 선수를 뭉쳐 힘으로 밀어붙이는 둔탁한 밀집 공격으로 기어이 역전을 만들어냈습니다.

 연세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황은택이 페널티킥 3점을 꽂아 넣으며 11대 14, 단숨에 턱밑까지 쫓아갔습니다.

 하지만 승부의 분수령에서 뼈아픈 악재가 터졌습니다.

 전반전 팀의 유일한 트라이를 기록했던 에이스 박지환이 부상으로 쓰러져 교체 아웃됐습니다.

 앞서 최규락까지 의료진의 응급 처치를 받은 터라 선수단의 체력은 이미 한계에 달해 있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교체가 거듭되자 단단했던 수비 간격이 순식간에 찢어졌습니다.

 이 틈을 노린 고려대가 기습적인 킥으로 텅 빈 중앙을 허물었고, 점수는 11대 21로 크게 벌어졌습니다.

 조급해진 연세대는 공격을 서둘렀습니다.

 그러나 지친 손끝에서 공을 놓치는 치명적인 실책이 연달아 터져 나왔습니다.

 뼈가 부딪히는 접전 끝에 어렵게 빼앗은 공격권은 패스 실수 한 번에 허무하게 넘어갔고, 고려대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측면 수적 우위를 살려 연속으로 트라이를 찍어냈습니다.

 점수는 11대 35까지 벌어졌습니다.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까지 핏발 선 얼굴로 태클을 멈추지 않았지만, 후반전에만 28점을 내준 수비 붕괴를 돌이킬 순 없었습니다.

 [박지현 / 연세대학교 작곡과 26학번: 방금 럭비 경기가 끝났는데, 비록 아쉬운 결과지만 끝까지 노력해 주고 경기를 뛰어 준 럭비부 선수들한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준우 /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5학번: 다음에 있는 축구 경기는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연세대 화이팅! (화이팅!)]

 에이스의 부상 이탈과 체력 저하가 불러온 연속 실책으로 스코어는 뒤집혔지만, 부상자가 속출하는 그라운드에서 연세대가 보여준 전반전의 세트피스 압도와 몸을 던진 육탄 방어는 고려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YBS NEWS, 허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