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 또다시 발생한 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
'등잔 밑이 어둡다'... 또다시 발생한 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
  • 김건훈 기자
  • 승인 2017.03.17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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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도서관 앞에 게시된 대자보를 읽기 위해 모여있는 학생들.

 학과의 모든 남학생이 속해 있는 남톡방 내에서 일어난 언어성폭력을 규탄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대자봅니다.

 지난 3월 6일에 중앙도서관과 위당관 등 우리대학교 일부 건물에 부착된 이 대자보는 개인 신상 공개 문제로 철거됐다 다음 날 수정돼 다시 붙었습니다.

 모 학과의 남톡방 내에서 동기 여학생의 실명을 거론한 성희롱이 2년 이상 이뤄졌단 겁니다. 

 대자보 내용에 따르면, 사건이 드러난 후에도 남학생들은 증거 인멸과 사건 은폐를 시도하며 2차 가해를 했습니다.

 성평등센터는 이 사건이 1월에 접수됐으며, 자세한 진행 상황을 공개할 순 없지만, 현재 조사 과정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3월 9일엔 해당 대자보 옆에 사건을 공론화한 학생들을 지지하면서 학과 내의 남성중심적 분위기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작성자는 학과 내에 존재하는 소위 말하는 "끈끈함"이, 사실은 남성이 아닌 사람들을 배제하는 잘못된 '남성권력'에서 온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 문제가 공론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9월엔 우리대학교 총여학생회가 학생의 제보를 받아 이 문제에 관한 대자보를 게시했으며, 다른 대학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총여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의 공론화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28대 부총여학생회장 임소영 씨 인터뷰: 이것(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을 말함으로써 "피해 당사자가 몰랐는데 알게 된다"라는 변명은 공론화를 막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같은 공동체에 있는 이상 책임지고 이 이야기를 같이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여는 또한 우리대학교 본부에 성평등센터의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수업이 겹치는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다른 성별을 희롱하고 성별간 신뢰를 위협하는 카카오톡방 언어성폭력.

 보다 적극적이고 엄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YBS NEWS, 김건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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