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의 '보여주기식' 총장 선출 개정안에 교수들 반발해
이사회의 '보여주기식' 총장 선출 개정안에 교수들 반발해
  • 맹진규 기자
  • 승인 2015.11.01 2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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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5일 공개된 제18대 총장 선출 개정안입니다.

 교수들의 인준투표권을 박탈해 총장 선출에 의견을 개진할 수 없던 이전 선출안과 달리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교수평의회 총회를 통해 교수들은 이 절차가 이사회의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며 이를 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교수평의회는 이날 총회를 통해, 이사회가 제시한 교수 의견 수렴 절차는 형식적인 명분만 내세운 독단적인 절차로, 이사회는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개정안을 자세히 보면, 교수들의 의견 수렴을 교묘하게 제한하는 독소조항들로 이루어져 있어 실질적으로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단 겁니다.

 교수평의회에 따르면, 이 조항은 마치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경기 규칙에 대한 결정권을 부여하는 비상식적인 규정으로, 후보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의견 수렴 자체가 무산될 수 있습니다.

 다음 조항 역시 마찬가집니다.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교수평의회에 따르면 투표 범위를 재적 교수 전체로 확대하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교수는 찬성으로 간주하겠단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재적 교수가 1000명이 넘고 많은 교수들이 안식년과 시험 출제 등으로 연락이 잘 되지 않는 상황에서 2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모든 교수의 의견을 수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단 겁니다.

 이렇다 보니 교수들이 인준투표권을 박탈당한 것에 대해 항의하자 이사회가 마지못해 형식적인 절차를 만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교수평의회는 소송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사회와 개별적으로 인준을 진행해 총장을 선출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학교 법인 관계자는 총장 선출안 원안대로 진행할 것이며, 20일이 지나면 이사회 임의대로 총장 선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준투표권을 박탈해 총장 선출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개진을 막은 이사회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YBS NEWS, 맹진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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