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캠퍼스 청소 노동자 고용 승계 그 후 - 진정한 고용 승계의 '봄' 왔나
국제캠퍼스 청소 노동자 고용 승계 그 후 - 진정한 고용 승계의 '봄' 왔나
  • 류희지 기자
  • 승인 2015.09.04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대학교의 국제캠퍼스 청소경비 노동자 23명은 근로 조건 저하 없는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2014년 12월부터  108일간 농성을 벌였습니다.

  지난 5월, 학교에선 중간이탈자 3명을 제외한 청소경비 노동자 20명을 고용 승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5월 1일, 세안텍스와 국제캠퍼스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화해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이 화해서를 보면, 노동자들은 기존에 요구해온 ‘복직’이 아닌, ‘재입사’할 것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문서 상 ‘재입사’로 회사에 돌아가게 될 경우, 그간 근로한 업적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후에 노동자들이 퇴직할 경우, 앞으로 받게 될 연금의 액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회사에 복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는 농성 기간 동안의 경제적 손실을 책임지지 않게 됩니다.

  [기숙사 노동권 수비대 김종현 씨 인터뷰: 노동자들이 농성을 되게 오래 하셨는데, (합의하던 시점에) 실업 급여를 받던 기간이 거의 끝나가다 보니까 농성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은 되게 힘든 일이었고 그렇게 어떻게든 빨리 (농성을) 정리해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화해서가 작성된 후 6월 1일 자로 12명, 9월 1일 자로 5명이 재입사했으며, 12월까지 3명이 순차적으로 재입사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9월이나 12월에 재입사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재입사를 할 때까지 제대로 된 경제 활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재입사를 기다리는 청소 노동자 신은정 씨 전화 인터뷰: 직장 생활을 지금 현재는 못 하고 있어요. 지금 다른 곳에 직장을 알아본 결과, 노동조합에 들어가서 농성을 했단 이유 때문에 어딜 가든 쉽게 받아주질 않아요. 경제적으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준민 세안텍스 차장은 “1명을 투입시킬 때마다 월급 135만원과 4대 보험비, 소득세 등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노동자들을 순차적으로 재입사시킬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세안텍스는 재입사를 기다리는 노동자에게 위로금이나 퇴직금과 같은 금전적 지원을 일체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창석 국제캠퍼스 행정팀장은 “학교는 노동자들의 직접적인 고용주가 아니기 때문에, 용역 업체의 결정에 관여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108일간의 긴 농성 끝에 우리대학교 노동자들은 일터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고용 승계가 학교와 용역업체, 노동자 모두에게 최선의 길이었는지 고민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BS NEWS, 류희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