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세재단빌딩 노동자 시위 속 여전한 ‘갑’의 무관심
[기획] 연세재단빌딩 노동자 시위 속 여전한 ‘갑’의 무관심
  • 김한비 기자
  • 승인 2015.03.26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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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 부근에 위치한 연세재단빌딩 1층에서 7명의 노동자들이 재단과 협동조합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원청인 연세재단에게 간접고용의 형태로 채용됐던 이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동우공영 소속으로 연세재단빌딩에서 관리직으로 일해왔습니다.

 이들은 최근 연세재단이 한국자산관리협동조합인 KPMC와 일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후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했다며 항의했습니다.

 지상 24층짜리 연세재단 빌딩의 다섯 개 층을 사용하던 대우인터네셔널이 지난 1월 송도로 이전하게 되면서, 재단이 관리 비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연세재단이 지난해 12월 노동자들을 총괄하던 동우공영 소장에게 협동조합을 설립해 이전보다 적은 금액에 계약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최저가의 계약금을 제시한 다른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겠다고 했단 겁니다.

 연세재단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길 꺼렸습니다.

 [연세재단 관계자 인터뷰: 여기 와서 시위 같은 건 하셨고, 그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별로 없어요. 재단 입장에서 드릴 말씀도 없구요.]

 KPMC에선 최저 입찰제에 동의하는 것보다 협동조합을 새로 설립하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이었다고 밝혔지만, 설립 단계에서 연세재단의 개입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했습니다.

 결국 재단과 협동조합, 용역업체 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피해를 본 건 노동자들 쪽이었습니다.

 KPMC가 단가를 낮추라는 재단 측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기존 노동자들에게 최대 30%까지 임금을 삭감하는 조건을 내건 겁니다.

 [김이수 KPMC(한국자산관리협동조합) 이사장 인터뷰: 그 사람들이 해고된 건 아니에요. 지금도 동우공영 소속이에요, 그 사람들은. 다른 데 빈자리가 있으면 거기서 재배치를 해 주죠. (조합 설립을) 하다 보니까, 각 사람들에 대한 업무 평가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저희도 똑같이 했으면 좋겠지만, 업무 성과를 못 내고 기술력이 떨어지고 이런 사람들은 적게 제안을 했죠.]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측에선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합니다.

 [하해성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조직부장 인터뷰: 같은 건물에서 평생 직장으로 생각을 하고 열심히 안전 관리를 해 왔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물론 다른 데 가서 임금을 좀 낮춰서 직장을 구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자신이 땀흘려 일했던 직장에서 아무 이유 없이 내쫒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고…]

 연세재단은 ‘갑질’이라는 오명을 얻지 않으려면 새로운 계약 체결과 감원의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할 겁니다.

 YBS NEWS, 김한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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