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컴퍼니와 ‘조건부 합의’로 끝난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완전한 해결은 아냐
코비 컴퍼니와 ‘조건부 합의’로 끝난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완전한 해결은 아냐
  • 이주연
  • 승인 2020.06.12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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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8일, 우리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코비 소속 한 청소노동자의 해고에 항의하는 연세대 분회의 대규모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연세대 분회는 코비 소속 청소노동자 이인화 씨의 해고를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학교 측에 해고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인화 씨는 다른 청소노동자들의 9월 계약만료 조건과 다르게 본인만 계약만료일이 6월로 되어 있단 걸 코비에서 따로 고지해주지 않았으며, 계약만료 직전에서야 코비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씨는 본인이 연세대 분회 노동조합원이라서 부당한 조치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해고된 코비 소속 청소 노동자 이인화 씨 인터뷰: 만약에 제 계약날짜가 6월 4일이라면, “이인화 씨의 계약날짜는 6월 4일입니다”하고 고지를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 분명히 양 반장이라는 사람이 우리 (청소노동자) 다 있는 데에 와서 9개월 계약 연장 계약서라고 하니까, 당연히 나도 9개월 연장 계약서라고 생각을 했지. 내 것만 다르리라고 생각을 했겠느냐고요. 제가 그만 못 두잖아요. 저는 일자리가 필요해서 왔는데, 노조에 가입했다고 저를 해고하는 것 아닙니까?]

 한편 지난 4일, 연세대 분회는 우리대학교 총무처 및 코비 컴퍼니와 해고 문제에 대해 조건부 합의를 이뤘습니다.

 이인화 씨는 2021년 1월에 재고용되며, 다른 청소노동자들의 계약 기간인 9월까지, 3개월분의 생계유지비를 코비에서 제공해주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그간 수의계약으로 선정됐던 청소 용역업체도, 올해 말에는 공개 경쟁입찰로 바뀌어 코비 외에 다른 용역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코비는 저임금·노조 탄압·열악한 노동조건 등으로 청소노동자들에게 ‘악질 용역업체’라고 불리며 지난해에도 ‘코비 퇴출’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경자 연세대 분회장은 용역업체 선정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뀐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올해 말 코비 퇴출을 위해 학생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이경자 분회장은 해고 철회라는 목표가 완전하게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한 사람의 고용을 위해 연세대 분회는 최선을 다했고, 이인화 씨가 조건부 합의 내용에 동의했기에 이에 따른 것임을 전했습니다.

 올해 말 진행될 청소 용역업체 선정에서 우리대학교는 누구보다 공정하게 이를 진행해야 하며, 학내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YBS NEWS, 이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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